유니티의 요금 정책 변경?

저는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 혹은 인디 게임사들, 그리고 전 세계 수많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유니티를 주로 사용하고 있죠.

 

그런데 바로 엊그제, 유니티에서 새로운 요금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제부터 게임이 설치될 때마다 추가로 돈을 받겠다는게 골자로군요.

 

원래 유니티의 요금제는 다음과 같이 구독료만 내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 Unity Personal => 무료

– Unity Plus => 월 35달러

– Unity Pro => 월 125달러

 

그렇다면, 요금 정책 변경으로 원래 내던 구독료를 안 내도 되느냐?

아니죠. 구독료는 그대로 내고 설치 수마다 추가로 돈을 내는 식입니다.

게다가 구독료도 올랐습니다.

– Unity Personal => 무료

– Unity Plus => 제거됨

– Unity Pro => 월 175달러

출처 : 유니티 공식 블로그(https://blog.unity.com/kr/news/plan-pricing-and-packaging-updates)

그런데 조금 미심쩍네요. 게임의 설치 1건당 요금이 부과된다니, 그러면 여러명이 합심해서 게임을 깔았다 지웠다 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에 대해 유니티는, “그래도 모든 설치마다 요금이 부과된다.” 고 답변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게임 개발자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겠죠. 당연히 크게 반발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새로운 설치가 이루어졌을때만 그것을 추적하여 요금을 부과하겠다.” 라며 기존의 답변을 부정했습니다.

 

흠… 그런데 말은 쉽죠?

 

정당한 설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아주 훌륭한 불법 복제 방지 도구로 사용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유니티는 그런 기능을 제공한 적이 없죠.

 

유니티는 이 훌륭한 방법이 무엇인지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아래는 한글로 번역한 유니티의 공식 트윗입니다.

 

출처 : 유니티 트위터(https://twitter.com/unity/status/1701689241456021607)

영어로는 “we won’t go into a lot of detail“라고 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는군요.

 

트윗에는 긴 글을 올리기 껄끄러워서 그렇다고 쳐도, 공식 홈페이지에는 뭐라도 적어놨겠죠?

가서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출처 : 유니티 런타임 요금 정보 페이지(https://unity.com/runtime-fee)

알아서 하겠다는군요.

설치 건당 요금을 청구하겠다면 설치 수를 어떻게 셀건지는 개발자들에게 통지해야 맞는게 아닐까요?

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각 프로젝트 마다 플랫폼(플레이스토어, 앱스토아, 스팀 등)의 유저 ID를 설치한 사용자 리스트에 집어넣고 중복을 체크하는 단순한 시스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콘솔은..? 

콘솔 안에서 새 계정을 만들고 설치하면 또 수수료가 부과되는지, 아니면 기기 ID를 기준으로 부과되는지, 정확한 설명은 역시나 없군요.

 

그렇다면 만약 게임을 출시하기 전, 데모버전을 배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출처 : 유니티 공식 포럼(https://forum.unity.com/threads/unity-plan-pricing-and-packaging-updates.1482750/)

데모버전을 제공하는 경우에 프로젝트(에디터)가 동일하지 않다면 역시나 비용이 청구된다고 하는군요.

 

사실 게임 한 장을 판매할때마다 수익이 생기는 유료 패키지 게임이라면 타격이 덜 할겁니다.

하지만 게임사가 그 돈을 그대로 낼리가 없죠? 당연히 게임 가격이 오르겠죠. 소비자에게 전가하게되는 결과로 나타날겁니다.

 

그렇다면, 무료 게임은 어떻게 될까요?

사실상 현재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은 무료로 출시되죠?

인앱결제나 광고 수익으로 운영하곤 하니까요.

설치 건당 수수료가 기본 0.2 달러니까, 대충 1인당 기대수익이 265원 미만이면 게임을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가 될겁니다.

 

게다가 설치 수 임계점은 누적 설치 수로 계산하는 것 같으니, 아마 그레이트 소드도 포함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레이트 소드도 스토어에서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설치 수 자체는 소급적용이 안 된다고는 했지만, 신규 설치에 따른 수수료는 부과된다고 하니까요.

 

저처럼 영세한 개발자들이 대거 게임을 내리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유니티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니티의 새 CEO가 2014년에 취임한 이후로 계속 똥볼만 차고 있죠?

이상한 회사들만 계속 인수하면서 돈만 날림 -> 돈이 없으니 엔진 개발자들 대거 해고 -> 개발자가 없으니 개발중이던 수많은 기능들의 개발이 중단됨 -> 악순환의 반복

이번 요금 정책 개편도 아마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해결책일겁니다.

덕분에 주가는 바닥을 달리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호재때 여기 물렸다가 잃으신 분들 많으시겠죠? 저도 그렇습니다.

 

해외 반응도 아주 뜨겁습니다.

유니티 엔진 레딧에서는 아예 CEO인 존 리치티엘로 사진을 올려놓고 소개 문구를 “모두가 싫어하는 게임엔진” 이라고 바꿔놨습니다.

해외 반응도 아주 뜨겁습니다.

유니티 엔진 레딧에서는 아예 CEO인 존 리치티엘로 사진을 올려놓고 소개 문구를 “모두가 싫어하는 게임엔진” 이라고 바꿔놨습니다.

유니티를 조롱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게시물들도 끝없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네요.

특히, 언리얼이나 고도엔진으로 바꾸겠다는 글도 많이 보입니다.

저도 언리얼로 갈아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솔직히 너무 멀리 왔네요.

이만큼 개발이 진행된 상황에서는 엔진을 바꾸기도 힘들기도 하고…

그리고 패키지 게임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으니까요.

하지만 그레이트 소드는 어떻게 해야하지…

게임을 내려야 하나… 그레이트 소드2는 뭘로 만들어야 하지… 참 고민이 많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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